7일간의 명상 수기록
명상을 시작하게 된 이유
몇 년전부터 명상이 좋다는 말을 여러 매체들을 통해서 접해왔었다. 하지만 마음만 먹고 귀찮아서 미루어 왔었는데 최근에 읽었던 책인, 타이탄의 도구들 첫장에 명상에 대해 추천하는 글을 읽고서 이번에야 말로 시작해보기로 했다. 솔직히 난 명상을 하면 뭐가 좋은지 잘 모른다. 그래서 더더욱 궁금해 졌고 이렇게 글로 남기면 나에게도, 이 글을 읽는 독자 분들에게도 도움이 될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1일째 (8월 17일 토요일)
호기롭게 명상을 시작한 날이다. 아침마다 20분간 명상을 하기로 했는데 이 시간이 길게 느껴졌고, 내가 명상을 한 건지 아니면 그냥 의자에 앉아서 이런저런 잡생각이나 한 건지 잘 모르겠다. 그렇지만 드디어 명상을 시작했다는 뿌듯함을 느꼈다. 하루를 끝마치고 별다른 긍정적인 변화는 느끼지 못했다.
2일째 (8월 18일 일요일)
이 날은 20분이라는 시간이 짧게 느껴졌다. 여전히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물듯이 끊이질 않았다. 그래서 좀처럼 마음을 가라 앉힐수가 없었다. 명상을 이틀 밖에 안한 주제에 우쭐한 기분이 들어서 이 날 하루는 좀 더 차분해 졌다는 생각이 들었다.
3일째 (8월 19일 월요일)
아무런 생각도 하지 않으려 했지만 쉽지 않았다. 하지만 이내 내가 나에게 하고 싶은 말들이 많아서 그런게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명상을 하면 별에별 생각을 다 하게 된다) 그래서 “그래 실컷 생각해라. 나라도 내 말을 이렇게 안들어주면 누가 내 말을 들어 주겠냐” 라고 나 스스로를 다독여 봤다. 그리고 다음엔 내 호흡에 집중해보는 호흡 명상을 해보기로 마음 먹었다. 이 날은 내 일에 좀 더 몰두한 기분이 들었다.
4일째 (8월 20일 화요일)
오늘도 머릿속은 산만했다. 그래도 최대한 내 생각을, 내 몸과 호흡을 관찰해 보려고 했다. 어쩌면 이렇게 끊임없이 생각하는게 인간의 본성이 아닐까 라는 생각도 들었다. 그렇기 때문에 도를 넘어서 미래에 대해서 생각하게 되고 불안감도 느끼는게 아닌가 싶다. 실질적인 내 작업에 대한 능률은 크게 체감하지 못했다. 하지만 작업 기간을 단축할만한 아이디어가 떠올라서 적용해 본 날이기도 했다.
5일째 (8월 21일 수요일)
명상을 하는 도중에 생각들이 튀어올라 오는 것을 받아들이기로 했다. 나에게 진정 하고 명상에 집중 하라는 의미에서 였다. 그럼에도 호흡명상에 집중하는데 5초에서 10초 까지가 한계였다. 또 취업활동에 대한 스트레스로 간밤에 잠을 잘 못잤다. 명상을 하면 이런 불안감이나 스트레스가 줄어 들거라고 생각했는데 효과를 못봐서 실망했다. 이날 하루는 내 작업 능률에 큰 변화는 못느꼈다.
6일째 (8월 22일 목요일)
벌써 6일이나 명상을 했다는 뿌듯함이 내 온몸을 감쌌다. 그래서 벌떡 일어나서 침구를 정리하고 주변을 정돈하여 명상을 시작 했다. 역시나 많은 생각들이 떠올랐지만 그냥 그러려니 했다. 그러다 호흡명상으로 돌아가려 했으나 전날보다 더 집중을 하지 못했다. 하지만 잡생각이란게 나쁜게 아니란 생각이 들었다. 그 많은 생각들의 홍수 속에서 나에게 도움이 될만한 것들도 있었다. 명상중에 생각을 멈추는건 쉽지는 않지만 나를 제 3자의 시각에서 관찰해보면 어떨까? 라고. 그렇게 생각하고 시도해보니 나의 내면과 더 가까워진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이날은 불안감과 스트레스를 더 잘 다스리고 싶은 기대감이 있었지만 잘 반영은 되지 않은것 같다.
7일째 (8월 23일 금요일)
이날은 좀 더 내 호흡명상에 집중할 수 있었다. 평소보다도 생각을 내려놓는게 수월했다. 20분의 명상 시간도 더더욱 짧게 느껴졌다. 내가 무슨 생각을 하든 더 이상 잡생각이라 여기지 않고 받아들였다. 내가 명상을 하고 있을때나 잡생각이지 평소라면 흥미로운 생각들이다. 다음에는 명상중에 들었던 생각을 기억했다가 메모도 하고 싶어졌다. 이날 하루는 멀리 있는 카페에 가서 일을 했는데 많은 문제를 해결하진 못했다. 하지만 작업의 우선순위를 차분히 다시 파악했고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내가 무엇을 더 학습해야 하는지 생각해보는 날이였다.
마치며
일주일간 명상 하면서 그날 느꼈던 것들을 기록을 했는데 이렇게 다시 흝어보고 나니, 만족스럽기도 하고 아쉬운 점도 보인다. 이렇게 기록을 한 덕분에 일주일전의 나와 지금의 나를 비교할 수 있었고 변화된 부분도 포착할 수 있었다. 명상을 시작하고 그 날 하루가 더 좋아지기를 기대하는 마음에 좋은 방향으로 의미 부여를 했던거 같다. 그럼으로써 좀 더 긍정적인 시각으로 내 하루를 보낼 수 있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내가 목표한 일을 할 수 있다라는 뿌듯함을 느꼈다.
나는 이런 작은 성취감이 쌓이면 좀 더 큰 성취를 할 수 있는 밑거름이 될거라고 믿는다. 일주일간의 명상이 드라마틱하게 큰 효과를 거두진 못했지만 나의 내면에 좀 더 가까졌음을 느꼈다. 꾸준히 명상을 한다면 분명 긍정적인 효과를 얻을 수 있을거라고 생각하며 이 글을 읽는 분들도 하루에 10~20분간 명상을 시도해 보기를 추천한다. 끝으로 명상을 하면서 얻은 결론을 소설 데미안에 나온 문장으로 정리하며 이 글을 마치겠다.
만일 무엇인가를 필요로 하는 사람이 자기에게 필요한 무엇인가를 발견한다면 그것은 우연히 그에게 주는 것이 아니라 자기 자신이, 자기 자신의 소망과 필연이 그곳으로 자기를 인도한 것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