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thinker sculpture
Essay

불안감에 대해서

불안감은 뇌의 착각

법륜스님께서 말씀하셨다. “불안감은 아직 오지 않은 미래를 ‘잡아당겨서’ 일어나지 않은 일을 지금 일어난 것처럼 뇌에서 착각이 생기는 것이다. 지금은 괜찮다. 미래는 닥치면 그 때 가서 또 살펴서 해결해 나간다는 관점이 필요하다.”

이 말씀이 내게 너무 와 닿고 위로가 됐다. 하지만 법륜스님의 말씀은 항상 시간이 지나고 나면 내 안에서 점차 희미해지고, 어느새 또 내 마음 한구석에 불안감이 싹튼다. 말씀을 들을때는 이해한체를 했지만 내가 경험하고 체득한 깨달음은 아니기 때문일 것이다. 법륜스님도 한 순간에 얻으신 깨달음은 아니지 않을까? 내면에서 밀고 당기는 처절한 고뇌 끝에서 직접 몸으로 확인을 하시고 나서야 얻으신 깨달음이지 않을까?

불안감을 느끼지 않는다면

나도 그런 과정에 있다고 생각한다. 시간이 날때면 생각해본다. 나는 왜 불안감을 느끼지? 그리고 어째서 완전히 사라지지 않고 다시 생길까? 불안함을 느끼지 않으면 참 좋을텐데, 항상 마음 편히 살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하고. 그래서 나의 불안감에 대해서 살며시 들여다 봤다. 내가 느끼는 불안은 대체로 미래에 대한 불안이다. 노후 뿐만 아니라 내일 할 일에 대해서도 생각하다 보면 잘 될지 근심 어린 마음을 갖게 된다.

그렇다면 불가능 하겠지만 불안감을 완전히 제거하면 나는 평온해 질 수 있을지 상상을 해봤다. 또 인간으로서 옳게된 현상인지에 대해서도 생각해봤다. 어떤 사건이든 불안감을 느끼지 않으면 어떻게 될까? 만약 오늘까지 처리해야 할 일을 다 못해도 평온하다면, 직업을 잃게 되었을때에도 불안함 없이 평온하다면, 처음 해보는 일에 대해서도 걱정이 없다면, 가족이 병에 걸렸을때 염려하는 마음이 들지 않는다면, 여행을 떠난지 3일만에 가스불을 켜놓고 나온걸 깨닫고도 근심하지 않는다면.

나 라면 위의 것들로 불안함을 느낄때 어떻게든 해결하려고 발버둥 칠것이다. 오늘까지 일을 끝내기 위해 고민하고, 직업을 잃게 된다면 생계를 위해 구직을 하고, 처음 해보는 일을 빨리 적응하기 위해서 미리 공부하고, 가족이 병에 걸렸다면 병간호를 하고 병원을 돌아다니며 입원을 시킬것이다. 가족에 대해서 염려하지 않는 감정이 매마른 사람이 되고 싶지도 않다. 또 가스불을 켜놓고 3일이 지났다면 119에 신고를 해야 한다. 이 모든 것들은 내가 생존하기 위해 필요한 조치들이다.

불안감에 빠져서 낭비된 하루

어떤 경우엔 문제가 저절로 해결된 경우도 있었다. 중학교 때 일이다. 선생님께서 교과서에 수학 문제를 풀어오라는 숙제를 내줬는데 놀다가 하지 않았고(사실 너무 하기 싫어서 할 마음도 없었다) 그 다음날 검사하는 날을 사형집행일을 기다리는 사형수의 심정으로 기다리고 있었다. 그런데 선생님이 숙제 검사를 하지 않고 그냥 넘어간것이다. 매 맞아야 한다는 걱정으로 불안하게 보낸 나의 하루 반나절은 무슨 의미가 있었던 걸까? 이 때 교훈을 얻고 다음 부터는 숙제를 해갔다면 나는 더욱 성장한 학생이 되었을 것이다.

적절한 불안감은 나를 성숙하게 만든다

이렇게만 보면 불안감이란 마음을 불편하게 하지만 나를 성숙하게 해주는 밑거름 처럼 보인다. 그럼 불안감은 좋은것인지에 대해서도 숙고해 봐야 한다. 불안함이 너무나 크면 어떤 사람은 스스로 삶을 마감 하기도 하며, 주위 사람들에게 심리적으로 불안한 행동을 하며 피해를 주기도 한다. 또 당장 해야할 일이 있음에도 불안함에 압도되어 추진력을 잃고 제대로 하지 못할수도 있다. 어떤 경우엔 공황장애를 겪기도 한다. 결국 불안함이란 좋은것도, 그렇다고 나쁜것도 아니라는 생각에 이르렀다.

언젠가 읽다가 포기한 내면소통이라는 책에서 이런 글을 읽었다. 현세대의 인류에겐 불안감을 느끼는 정도가 필요 이상으로 크다는 내용이다. 특히 한국사회에서는 더더욱 맞는 말인듯 하다. 누구든 도움의 손을 내밀면 적어도 한국에선 굶어 죽는 일은 없다. 또 구글에 검색해보면 불안함을 어떻게 다뤄야 하는지에 대해서도 쉽게 찾을 수 있다. 불안함을 잘 통제 한다면 삶의 많은 문제들을 해결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된다는 것을 이 글을 쓰면서 정리가 됐다.

불안감을 해소하는 방법

일시적인 방편이지만 나는 불안감을 잠시 잊을수 있는 방법도 알고 있다. 잠을 자도 되지만 깨어 있을때는 산책을 하고, 자전거를 타고, 산을 오르고, 달리기를 하면 그 순간에는 불안한 생각이 잊혀진다. 즉 몸이 힘들면 해소가 된다. 술을 먹는 방법도 있지만 술은 불안함을 오히려 가중시킨다. 술에 취해 있을때는 기분이 마취라도 된듯이 모든 문제가 사라진것 처럼 느껴지지만 술에서 깨어난 다음날엔 전날과는 극명하게 모든 문제가 여전히 남아 있는 것을 보게 되면 좌절감이 배가 되는 것을 느꼈다.

불안함에 대한 적절한 태도

만약 해결에 대한 고민없이 그저 불안함만 느낀다면 문제에 직면 했을때 불안해했던 감정만 사실로 확인하고 이전보다 더 안좋아진 상태의 문제가 나를 찾아오게 된다. 불안함을 느끼고, 그 원동력으로 문제들에 대한 해결책을 몇가지 생각해 냈다면 사실 불안감도 그걸로 끝나야 하는게 맞다. 그렇기 때문에 불안감을 해소했다라고 마음을 갖고서 당장 오늘 내가 해야할 일에 집중을 해보는 연습을 해야한다. 너무 과도하게 불안과 걱정이라는 감정에 빠져든다면 내 하루에 오히려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것이다.

결론

이 불안함이라는 감정을 완전히 소멸시킬수는 없지만 잘 통제 하는게 핵심이라는 결론을 내리기로 했다. 하루하루 작은 문제들을 해결하다 보면 나중엔 그것들이 모여서 내 삶의 모퉁이를 지지해준다고 믿는다. 그리고 좀 더 큰 문제를 해결할 힘을 준다. 문제들은 끊임 없이 나를 찾아오지만 도망치지 않고 해결하다 보면 더 괜찮은 문제들이 나를 찾아 오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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