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행이란 무엇일까?
불행에 대해서 글을 쓰는 이유
지난번엔 행복이란 무엇일까라는 주제로 글을 썼었다. 이런 에세이 종류의 블로그 글은 사람들이 잘 읽지는 않지만 그 글을 쓰면서 내 머릿속에 정처없이 떠다니던 행복이란 것의 정의가 정립이 되었기에 나 스스로에게 의미 있는 글이 되었다. 그리고 사물을 바라보는 내 관점이 좀 더 긍정적으로 바뀐것을 느낀다. 그래서 이참에 불행에 대해서도 내 생각을 정리해두고 싶어졌다.
불행의 뜻은 단순하게도 행복하지 않은 것이라고 하는데 우리가 불행이란 단어를 사용할 때는 불만족, 고통, 슬픔등의 상태를 통틀어서 말한다. 지난번 포스팅에선 나는 행복이라는 감정이 형상과 사건을 바라보는 내 태도에 따라 결정되고, 어떻게 해석하느냐에 따라서 행복 또는 불행으로 나뉜다고 했었다. 그 생각은 아직도 변함이 없다. 따라서 나는 불행 또한 사람이 느끼는 일종의 감정이라고 생각한다.
그 때는 그 사건으로 불행하다고 느꼈는데 지금은 아니다
어릴때는 작은 일로도 불행하다고 생각했던거 같다. 내가 원하는 장남감을 갖지 못했을때, 하교후에 친구들과 놀지 못하고 학원에 가서 저녁까지 또 공부해야 할 때, 부모님께 꾸짖음을 들었을때, 넘어져서 무릎팍이 까졌을 때 등등 별 시덥잖은 불행들이 많았지만 그 중에서 최고의 불행은 역시 이빨을 뽑는 일이였다. 아버지가 내 유치를 실로 묶어서 문고리에 연결하고 문을 확 열어 재끼는 방식으로 종종 내 유치를 뽑아주셨는데 고통은 잠시였을지 모르나 뽑기 전까진 마치 단두대에 올라간것 마냥 울고불고 정신적인 고통이 극심했던 기억이 있다.
당시에는 그런 사건들 하나하나에 진지하게 생각하고 나름 대로 마음 고생도 했던거 같다. 그렇지만 지금 어른이 되고 생각해보면 그 시절로 다시 돌아가고 싶다고 종종 바라는 나를 발견한다. 지금 기억을 갖고서 그 때로 돌아가면 실컷 놀다가 비트코인이나 살거라는 상상도 했다. 당시에는 불행 했지만 지금은 왜 타임머신을 타고 다시 돌아가고 싶다고 생각할까? 사소한것 부터 지금까지 그 모든 불행이라는 것을 겪고 나서 그것들은 불행이 아니라 충분히 이겨낼수 있는 시련이라고 생각하게 된거 같다. 그럼으로써 당시의 나와 지금의 내가 같은 사건을 두고서 다르게 해석하고 있기 때문이다.
욕심으로 인한 불행
불행이란 감정은 무엇으로부터 비롯될까? 내가 무엇인가를 바라는 마음, 그런데 그 욕망이 이루어지지 않을때 불행하다고 느낀다. 당장에 초콜릿을 먹고 싶다면 1분거리에 있는 편의점에서 2000원 주고 사면 되지만 집 한채를 원한다면 꽤나 많은 단계를 오랜 시간을 들여야 할 것이다. 이 처럼 터무니 없는 욕심을 부리고 그것이 당장에 이루어지지 않았을 때의 좌절감, 어쩌면 결코 이루어지지 않는 것을 간절히 바라는데 욕심 때문에 불행을 느끼지 않을까? 난 내 블로그의 글들이 사람들로부터 많이 읽히기를 바라는 욕심이 있다. 언젠가는 그렇게 되겠지만 지금의 내 수준에선 당장에 이루어질 수 없는 일이다. 그렇다면 나도 불행한가? 신기하게도 불행하게 느껴지지 않는다. 난 왜 불행하다고 안 느낄까? 이유는 아마도 난 내 글쓰기 수준을 알고 있고, 개선해 나가는 중이며 내가 목표한 상태로 차근차근 계단을 밟아 올라가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인것 같다.
고통으로 인한 불행
몸이 아플때는 어떨까? 난 한 때 허리를 삐끗해서 보름간 고생한 적이 있다. 그 때는 씻는것도 힘들고 걸을 때마다 허리가 아팠다. 특히 재채기 할 때는 고통을 최소화 하기 위해서 묘한 자세를 취해야 했다. 허리로 보다는 비염으로 인한 고통은 정말 비교도 할 수 없다. 침대에 눕기만 하면 비염 때문에 코로 숨을 쉴 수가 없어서 밤마다 잠을 설쳐야 했고 낮에는 항상 훌쩍거리고 뭘 하든 집중이 되지 않았다. 정말 답답했다. 지금은 술을 끊고 밀가루 음식을 줄인 덕분에(난 그렇게 믿고 있다) 예전처럼 몇날며칠을 비염으로 고생하진 않는다. 불치병이나 사고로 인한 장애 같은 것들에 비하면 허리 디스크나 비염은 귀여운 수준일 것이다. 분명 몸이 아프면 불행하다고 느낀다.
슬픔으로 인한 불행
내 가까운 지인의 부고 소식을 들었을 때 나도 슬픔을 느낀다. 그리고 혼자서 실컷 울어버린다. 그런데 전처럼 많이 울지 않게 됐다. 몇 년전 고모가 돌아가셨을 때 장례식장에서 마지막 작별을 하는 시간을 가졌었다. 그때 장례지도를 봐주셨던 분이 해주셨던 말씀이 아직도 기억에 남는다. “계속 슬퍼하면 안되고 좋은 곳에 가셨다고 간절히 믿어야 고모가 진짜로 좋은 곳에 가신다”라고 하셨다. 그 말을 듣고 눈물이 쏙 들어갔다.
사후세계가 있을지 없을지 모르지만 만약 있다면 난 진심으로 온 마음을 다해서 고모가 좋은곳으로 가셨다고 믿고 싶어졌기 때문이다. 그리고 나 또한 언젠가 고모처럼 안식하는 날이 올것이다. 그래서 마치 난 영원히 살 수 있는데 고모만 그런 특권을 잃고서 돌아가셨다는 듯이 울고 싶지 않아 졌다. 이렇게 생각은 해도 사실 가끔은 돌아가신 분들을 생각하며 나도 모르게 보고 싶다고 눈물 지을 때가 있다. 슬픈 감정이 드는건 어쩔수 없는거 같다.
결론
불행의 감정이 일어나는 원인에 대해서는 아직 다뤄야 할 예시가 더 많지만 지금까지 정리한 글을 토대로 불행의 원인에 대해서 결론을 지어 보려한다. 불행을 느끼는 공통적인 사항은 내가 불만족스러운 상태에 있을때인것 같다. 그렇다면 불행이라는 감정은 불만족 상태에서 벗어나야만 끝나는 걸까? 나는 전에 포스팅한 글에서 불행이나 행복은 내가 어떻게 해석하느냐에 따라서 달라진다고 했다. 그렇다면 불행을 벗어나는 것에 포커스를 맞추는게 아니라 내가 행복하다고 느끼는 것들에 집중하면 어떨까? 아무리 아프고 슬픈 나날이 오래 지속된다 하더라도 하루 정도, 혹은 더 짧게 1분 정도는 웃을 일이 있기 마련이다. 누구든 1년 내내 전혀 웃지 않는 경우는 좀처럼 없는 일일 것이다.
미완의 결론이지만 지금은 이게 내 최선이다. 내가 스스로 쓴 글대로 문제는 해결하고, 욕심을 줄이고 행복한 것에 집중해 보려 한다. 그렇게 시도해보고 느낀점을 나중에 이 포스팅에 추가하면서 보완해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