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의 수용소에서 : 내가 만약 임종을 앞둔 노인이라면?
죽음의 수용소에서는
요즘 죽음의 수용소에서라는 책을 흥미롭게 읽고 있습니다. 이 책을 간단히 소개하자면 세계 2차대전 중 빅터 프랭클이라는 정신분석학자가 나치의 아우슈비츠 수용소에서 겪은 일들을 기록하고 그 경험을 토대로 트라우마를 정신병의 문제로 삼는 기존 프로이트적인 정신분석 원리에 반대되는 개념인 로고테라피라는 개념을 창시하고 그 개념을 설명하는 내용입니다.
로고테라피란?
로고테라피에서 로고는 의미를 뜻하고 테라피는 치료를 뜻합니다. 그래서 그대로 직역하자면 의미 치료라는 뜻이 됩니다. 제가 이해한 로고테라피의 기본 개념은 사람은 스스로 자신의 삶에 의미를 가져야 하며 그 의미를 잃었을 때 삶에 대한 의지를 잃고 자신의 삶을 스스로 마감한다는 것입니다.
의미부여
그 근거로 저자는 이런 이야기를 했습니다. 수용소에서 어떤 사람이 모진 고문과 생산성 없는 육체노동을 하고 그 끝으로는 가스실에서 비참하게 죽는다면 그 사람의 인생은 아무런 의미가 없는가라고 질문을 합니다. 하지만 만약 그 사람이 자신이 이런 끔찍한 일을 당함으로써 자신의 친구와 가족들이 자신과 같은 상황을 당하지 않을 것이라며 믿고 그렇게 되기를 간절히 기도했다면 이는 자기희생이라는 의미를 스스로 부여했기 때문에 그 사람 본인도 자신의 죽음을 무의미 하다며 자책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겁니다.
저 또한 저 글을 읽으면서 그 사람의 삶과 그가 겪었던 모든 고통은 무의미 하지 않다라고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이처럼 사람이 행하는 모든 것에는 의미가 있고 어떤 힘든 상황이든 그리고 그 결과가 어떻든 간에 스스로 의미를 부여할 수 있다는 믿음을 갖게 되었습니다.
왜 살아야 하는지 아는 사람은 어떤 어려움도 참고 견딘다
이 책에는 이러한 감동적인 일화들이 하나하나 설명하기 어려울 정도로 정말 많습니다. 그 중에서도 이번 포스팅의 제목이 된 일화를 소개해 드리고자 합니다.
자신이 일하는 정신 병원에 30대 여성이 치료를 받기 위해 찾아 왔습니다. 그 여성은 아들이 둘이 있었는데 그중에서 1년전 아들을 하나 잃고 남은 아들과 함께 자신도 스스로 삶을 마감하려 했습니다. 하지만 남겨진 아들은 다리가 불편하여 걷지도 못했지만 여성과는 다르게 삶을 마감하고 싶지 않았습니다. 자신이 삶에 대한 의미를 잃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이 책의 저자인 프랭클은 이 여성에게 이렇게 말합니다. 자신이 만약 임종을 앞둔 80살의 노인이라면 자신의 삶을 되돌아 보는 시간을 가졌을 때 어떤 생각들을 했겠냐구요. 그 여성은 울먹이면서 남은 아들을 돌보았으며 열심히 살았노라고 했습니다. 그 여성은 비로서 자신의 삶이 무의미하지 않다라고 깨달은 것입니다.
내가 임종을 앞둔 노인이라면
저도 이 여성처럼 눈을 감고 제가 80세의 임종을 앞둔 노인이라고 상상을 해봤습니다. 쉽지는 않았지만 깊게, 그리고 꽤 많은 시간을 들여서 침대에 누워 있는 늙어버린 저를 상상했습니다. 그 상상속의 노인이된 저는 이렇게 생각했습니다. 젊은 내가 무언가를 이루기 위해 노력했고 비록 그것이 크게 성공하지는 않았지만 참 열심히 살았다라고 말입니다. 그리고 그 무엇보다도 죽음을 코 앞에 둔 제가 삶에 어떤 노력을 했고, 또 그것들이 실패 했든 성공 했든지 정말 중요치 않았습니다. 제가 이룬 모든것들이 길에 나뒹구는 낙엽 만큼이나 가치 없게 느껴졌습니다.
그런것들을 뒤로하고 가장 절실히 떠오른것은 사랑했던 제 가족들 이였습니다. 그리고 저와 함께 시간을 보냈던 모든 사람들이 제 뇌리를 스쳐지나갔습니다. 심지어 저와 좋지 않게 끝난 사람들까지 말입니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그런 사람들에 대한 제 마음이 불쾌하게 느껴지기는 커녕 그마저도 삶의 끝을 마주본 제 입장에선 하나의 아련한 추억처럼 회상이 되는 겁니다.
나에게 진정으로 소중한 것
저는 제 옆에 남은 물질적인 것들 보다도 이미 제 삶을 스쳐 지나갔던 그 많은 사람들과의 기억이 너무나도 소중하고 더 값어치 있게 느껴진 것입니다. 그리고 사후 사계가 있을지 없을지 모르겠지만 만약 있다면, 그리고 나와 같은 시간을 보낸 모든 사람들을 만나게 된다면 나와 함께 일하고, 싸우고, 다투고, 갈등했고, 아껴주고, 사랑해줘서 고마웠다고 말하고 싶어졌습니다. 그리고 한 편으로는 이런 마음을 전할수 없을거라는 생각이 들어서 후회감도 들고 슬펐습니다.
마치며
어떤 책은 읽을 때마다 새로운 꺠달음을 주는 책들이 있습니다. 이 책도 저한테는 그런 책입니다. 그리고 이번엔 처음으로 명상에 가깝게 책의 내용을 깊게 생각보는 시간을 가져봤습니다. 지금까지 책을 읽으면서 이런 “경험”을 한 적이 있었을까 싶었습니다.
살면서 제게 던져진 많은 문제들을 해결을 하고 목표를 이루는 것을 계속 해야겠지만 저는 이 경험을 통해서 사람과의 인연들, 특히나 가족이 내게는 정말 중요하구나 라고 깨달았습니다. 그리고 저는 죽음을 앞두고 후회하지 않기 위해서라도 제 주변 사람들과 좋은 추억을 쌓고 평소부터 쑥스럽지만 좋아한다는 표현을 자주 해줘야겠다고 생각하게 됐습니다(어쩌면 평생의 과제일수도…)
이 글을 읽고 계신 분들도 자신의 노년기를 상상해보면서 자신에게 진정으로 소중한 것이 무엇인지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지셨으면 좋을 거 같아서 이 글을 쓰게 됐습니다. 부족한 글이지만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