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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say

생각의 방향이 만든 결과

생각의 방향? 이 포스팅의 결론부터 말하자면

“저게 되겠나? 안될거 같은데…” 라고 내가 속으로 생각했던 일을 누군가는 멋지게 해낸 이야기에서 시작된 포스팅이다. 최근에 비슷한 일이 있었다. 내가 맞닥뜨린 문제 중 하나가 실현 불가능한 일처럼 보였기에 반쯤 포기하고 있었지만 누군가는 가능하다 여기며 하나씩 해결책을 찾아 나갔다. 심지어 그 일에 적극적으로 협조 하게끔 나를 독려하며 상황을 유리하게 만들었다.

언젠가 희미하게나마 들었던 그 생각. 그리고 누가 봐도 불가능한 것들을 가능하게 만들었던 사람들을 볼 때면 들었던 그 생각. 그리고 시간이 지나면 또 잊어버리고 주저 앉아 손가락만 빨면서 그런 사람들을 동경의 대상으로 바라보며 후회감이 짙게 들게 했던 그 생각에 대해서, 그 둘의 차이점은 무엇인지 정리해 보고 싶었다.

내가 포착한 그 차이점의 결론부터 말하자면, 하나의 문제를 두고서 어떤 방향으로 생각하는지에 따라서 결과가 달라진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 과정속에는 나 자신에게 충분한 가치가 있었다.

밑에서 내 이야기로 두가지 예시를 들어볼 생각인데, 이 포스팅의 예시로서 내가 생각하기에 나의 이야기를 하는건 다소 부족한거 같아서 쓸까말까 고민했지만 그럼에도 내게는 아직도 기억에 남을 만큼 의미있는 일이었고 여전히 뿌듯함을 느끼게 하는 일이기에 써보려고 한다.

불가능하다고 생각하기

나는 20대때 알라딘이라는 오프라인 중고서점에서 매장 관리 직원으로 일했었다. 소프트웨어 개발자가 되기 위해서 학원비가 필요했고, 알바천국을 이리저리 검색하다가 지원하게 됐다. 애초에 일 경험도 적었고 일 하는 감각도 부족해서 매일같이 실수를 했고 그로인해 서점내에서 내 평판은 좋지 않았다. 나 또한 이 일에 대해서 나의 위대한 목적을 위해 어쩔수 없이 잠시만 하는 일이라 여기고 욕을 먹으면 욕 먹는대로 일했다.

나를 대놓고 경멸할 정도로 무시하던 여직원도 있었다(나는 지금도 그 여직원을 여전히 소시오패스 또는 싸이코로 생각한다) 아무리 일을 못한다고 해서 이렇게까지 사람을 대할수 있는건가 싶을 정도로 당시에 마음에 상처를 받았었다. 방금전까지만 해도 다른 직원들과 웃고 잡담을 나눴는데 내가 말을 걸 때는 무표정에 시선 한번 안주고 대꾸 조차 하지 않았다. 마치 인간으로 대할 생각이 없다는 듯한 태도이었다. 그 여직원 덕분에 스트레스는 많이 받았지만 그런대로 익숙해져서 나 또한 그 여직원을 똑같이 무시하며 일을 할 수 있게 되었다.

매장에서 실무적인 일과는 별개로 알라딘에서는 직원들의 실적을 정확한 수치로 평가하는 척도가 있었는데 그건 바로 고객들의 회원가입 유도다. 캐셔로 업무를 할 때는 POS기에 직원 자신의 ID 카드를 입력하고 일을 시작하게 된다. 어떤 직원이 어떤 책을 얼마나 판매했고, 또 어떤 책들을 매입 했으며, 고객의 회원가입을 얼마나 성공 시켰는지 알 수 있는 시스템이다. 그런데 우리 매장은 매 월 전국 알라딘 지점중에서 그 회원가입률이 꼴찌거나 뒤에서 두번째를 맴돌았고 난 그 직원들 사이에서도 꼴찌였다.

서점장은 회의시간 마다 회원가입률에 대해서 고충을 토로했다. 심지어 가입률 40 퍼센트 이하의 직원들에 대해서는 업무 태도 불량으로 경고를 하겠다고 까지 으름장을 놓았다. 난 압박을 받기는 했어도 어쩔수 없다 생각했다. 내가 이 매장 직원들 중에서 가장 일을 못하고 한달이 지난 아직까지 실수를 연달아 하는데 내가 무슨 수로 40퍼센트 이상의 회원가입률을 낼수가 있을까? 그냥 점장의 귀따가운 잔소리만 넘기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라 생각했다. 월급날이나 빨리 왔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며 시간을 보냈다.

가능하다고 생각하기

그렇게 한 달을 여전히 개판으로 일하면서 그 싸이코 여직원의 개무시를 받는것도 이제 슬슬 질린다고 생각하게 될 무렵, 내 생각에 큰 변화를 줄만한 말을 듣게 되었다. “왜 머리를 못써서 안달이세요?” 이건 평소에 친하게 지내던 동료 직원에게 들은 말이다. 이 말을 듣고서 2초 가량 멍하게 있다가 나도 모르게 웃음이 터져나왔다. 그 말을 했던 그 직원도 내 반응을 보더니 덩달아 호탕하게 웃었다.

물건을 못사서 안달이 났다, 직장을 못구해서 안달이 났다, 누군가를 보고 싶어서 안달이 났다. 라는 말들은 들어봤어도 머리를 못 써서 안달이 났다 라는 말은 살면서 처음 듣는 말이었다. 그리고 그 말의 주인공은 다름 아닌 나였다. 다소 무례한 말이라 생각했지만 당시 나에게 딱 맞는 말이었다. 뇌를 비어 놓고 일하고 있던게 들통 나버린것만 같았다. 그리고 그날 이후로 머리를 써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먼저 내가 어떤 실수를 하는지 스스로 알고 있어야 고칠 수 있다고 판단해서 매일 마다 내가 하는 실수에 대해서 리스트를 작성했다.

대략 적고 나니 30가지가 넘었다. 일을 하기 전에 이것들을 다시 천천히 읽어보고 인지하고자 했다. 그랬더니 놀랍게도 점점 실수가 줄어 들었다. 어떤 날은 실수없이 하루를 넘긴 날도 생겼다. 이로 인해서 매장내에서 내 평판은 조금은 좋아졌다. 드라마틱하게 좋아지진 않았지만 회의시간 때마다 부정적인 사건에 내 이름이 오르 내리락 하는 일은 없어졌다. 그렇지만 회원가입률에 대한 나의 실적은 밑바닥을 치고 있었기 때문에 여전히 점장의 눈초리는 따갑기만 했다.

그렇다면 회원가입률은 어떻게 올릴수 있을까? 매장에서 회원가입 유도를 제일 잘한다는 직원 조차도 간신히 50 퍼센트를 왔다 갔다 하는 판국에 내가 뭘 할 수 있을까? 그렇게 며칠을 보내다가 예전에 한 친구가 했던일이 떠올랐다. 아웃백에서 일하던 친구였는데 고객으로부터 칭찬 쪽지를 많이 받게 되면 이달의 직원(?)에 뽑힐수 있다고 생각하던 스폰지밥 같은 녀석이였다. 실제로 아웃백은 그런 시스템 이었던거 같다.

그 친구가 나에게 최고의 서비스로 소문이 자자했던 아웃백 매장들을 함께 돌면서 배우자고 내게 말했다. 내가 왜 아웃백 이달의 직원이 되기 위한 여정에 함께 해야 하는지 이의를 제기했지만 자신은 혼자 다니기 싫다며 끈질기게 나를 졸라대는 바람에 어쩔수 없이 서울 5곳의 아웃백 매장을 함께 가게 되었다. 살면서 이렇게 많은 스테이크를 먹는날이 또 있을까 싶었으며 아웃백의 스테이크는 맛있었지만 정말 비쌌다. 그 친구는 자신의 서비스와 다른 지점 아웃백 MVP 직원(?)들의 서비스를 비교하면서 분석했다. 그리고 한달뒤에 마침내 녀석이 그토록 원했던 이달의 직원이 될 수 있었다.

나는 이 일을 기억해냈고 따라해 보기로 했다. 분명 효과가 있을거라 생각했다. 그래서 서점장에게 어떤 매장들이 회원가입률이 좋은지 물어봤고 실제로 그 매장에 손님 행세를 하며 잠입했다. 그리고 최고의 직원(?)이라 여겨지는 직원을 카운터에서 쭈뼛쭈뼛 서성 이면서 관찰하고 분석했다.

문제를 해결하고 나면 당연한 일이 된다

위의 내 노력으로 인해 내 회원 가입률은 80~90%에 육박하게 되었으며 점장은 회의시간마다 입이 마르도록 내 칭찬을 했다. 그리고 다른 직원들도 내가 회원가입을 유도하는 모습을 보면서 적극적으로 따라하기 시작했고, 꼴찌를 하던 우리 매장의 회원가입률은 전국에서 1~2등을 하는 기록을 세웠다.

이 일이 있은 후부터 매장에서 내 평판은 드라마틱하게 좋아졌다. 심지어 나를 개무시하던 소시오패스 같던 그 여직원 조차 내게 미소를 지으며 말을 걸어왔고 잡담도 나누게 되었다(용서하진 않았지만)

알라딘을 그만둔지 몇년의 시간이 흘렀고 어느날 무심코 들렸던 다른 지역의 알라딘 매장들에서 몇몇 직원들이, 내가 생각해낸 회원가입 멘트와 유도방법을, 내게 톳씨 하나 안 틀리고 똑같이 했을때가 기억난다. 우연이였을까? 우연이 아니라면 난 제법 뿌듯한 일을 한 샘이다. 그리고 그 멘트는 이제는 당연한것이 되어 버렸다.

이번 포스팅의 핵심

세상에는 절대적으로 안되는 일이 있기는 하다. 내가 우사인볼트보다 더 빠르게 달린다는 목표를 세운다면 가능할까? 우사인볼트가 늙어서 죽기 10분 전이라면 가능할지도 모르겠지만 어제의 나보다는 조금 빠르게 달릴수 있을지언정 절대 불가능한 일이다. 이렇듯 안되는 일을 너무 붙잡고 있어도 문제가 된다. 그렇지만 그건 둘째치고 대체로 두 종류의 사람이 있다.

어떤 문제든 가능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대체로 가능하다는 증거들 또는 정보들을 수집하는거 같다. 그리고 가능한 일로 만들기 위해서 정보들을 정리한다. 그것들을 이어 붙여가며 테스트해보고 시행착오를 겪는다. 문제를 해결 가능한 일로 점점 가공을 해나간다.

반면 어떤 문제든 불가능하다고 생각 하는 사람들은 대체로 불가능하다는 증거들 또는 정보들을 수집하는거 같다. 그리고 불가능한 일로 만들기 위해서 정보들을 정리한다. 그것들을 이어 붙여가며 테스트해보고 시행착오를 겪는다. 문제를 해결 불가능한 일로 점점 가공을 해나간다.

실패할 지라도 도전을 한다면 난 경험을 얻게 될테고, 도전하지 않으면 그냥 시간만 보내고 아무것도 얻지 못한다. 하지만 가능하다 생각하고 도전하는 일에는 실패를 하더라도 이미 충분히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그 과정속에서 여러 정보와 노하우를 얻게 될 테고 이것들은 다른 일에 도전할 때 사용될수도 있다.

내가 만약 알라딘에서의 저런 사소하고 사회적으로 작은 문제들이 아닌 좀더 가치 있고 큰 문제들을 해결 했다면 지금의 나는 더 멋진 사람이 됐을거라는 생각이 든다. 처음엔 위대한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를 이 포스팅에 담아 볼까 생각했지만 그런 이야기는 넘쳐나고 원한다면 서점에서 아무 책이나 한권 펼쳐보아도 불가능한 일을 가능하게 만든 사람의 이야기는 흔히(?) 찾아볼수가 있다. 그래서 구태여 이 포스팅에 담지 않기로 했다.

나 처럼 평범한 일상을 살아가는 사람도 저런 이야기 하나쯤은 갖고 있고, 이 글을 읽고 있는 사람들도 하나씩은 갖고 있을 사소하지만 자신에게는 의미 있었던 그런 이야기가 하고 싶었다. 이런 순간들을 되새기며, 다음엔 해결 가능하다고 믿고 더 큰 도전에 나서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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